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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이수현씨 기념 방일연수

제16회 이수현씨기념방일연수 후기 (2) - 사전OT & 사전과제

by Elenmar 2018. 2. 11.
제16회 이수현씨기념방일연수 후기 (2) - 사전OT & 사전과제


#사전 오리엔테이션
##사전 오리엔테이션 시작 전

합격하고 나서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연수 단원들을 만나는 행사가 1월 21일에 있었던 사전 오리엔테이션이었다. 16기 OT가 처음으로 연수OB들과 함께하는 OT라고 해서 신기한 기분도 들었고 이 기회를 통해서 얼마 안되는 연수단원 선배들도 보고 그 기수의 이야기도 전해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기대감이 들었다.
사전 OT는 1월 21일 오후 1시에 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에서 있었다. 두번째로 가는 서울센터였지만 또 다른 느낌이었다. 입구부터 OB들이 만든 동창회에서 테이블에 앉아서 명단을 확인하고 있어서 나름 대단한(?) 행사에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역시 인상에 남았던 것은 신우성 선배의 양복 아닐까...
들어가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와 있어서 살짝 놀랐다. 그렇게 어쩌다 보니 16기 끼리 모였다가 각자 배정된 테이블로 가서 앉게 되었다. 대부분 한 기수 위거나 3,4기수 위였다. 한자릿수 기수의 분은 별로 없었지만, 벌써 OB중 사회인이 된 분도 있었다는 것이 16기라는 숫자가 이 연수의 역사를 실감나게 한 것 같다.

16기 사전OT (출처: 연수단 페이스북 페이지)



##본격 사전 오리엔테이션
사전 OT에 만약 16기 20명만 모였었더라면 서로 의문점도 많았을 텐데 OB들이 참석해서 각자 자신의 연수 경험과 함께 에피소드나 팁 등을 공유할 수 있어서 더욱 유익했던 것 같다. 나 같은 경우에는 16기에서 부단장을 맡은 현지와 같은 테이블에 앉았고, 3명의 OB와 함께 앉았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당연히 처음에는 다들 말수가 없었지만, 연수라는 공통된 주제가 있었던 만큼, 말을 꺼내기 시작하니 나름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OB들이 각자 기수의 에피소드나 연수 분위기 같은 것을 알려주고, 서로 연수를 비교하는 한편, 16기들은 (아마 가장 궁금한 점 중 하나였던) 숙소 시설이나 이동 일정 같은 것들을 물어봤던 것 같다. 또, 이 때 우리가 방문할 사노고등학교에서 먹을 점심 메뉴를 고르는 앙케이트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철저히 한국적인 내 사고방식으로는 '급식에 메뉴가?! 이건 어떤 수준의 환대인가?' 라는 의문이 떠올랐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그저 식당에서 미리 재료를 준비하기 위한 수준의 앙케이트였던 것으로 기억난다. 사노고는 개인적으로 싸오는 도시락과 식당에서 판매하는 음식을 점심으로 먹는 전형적인 일본 고등학교였고, 우리가 도시락을 싸 갈 순 없는 노릇이었으니 말이다.
점심으로는 일본식 도시락이 나왔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퀄리티가 높아서 감사히 먹었던 기억이 난다. 점심을 먹으며 자기소개가 진행되었다. 국제교류기금 서울센터 야마시키 소장님부터 시작해서 차례로 OB, 16기 할 것 없이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했다. 개인적으로 무슨 말을 할 까 고민했었는데, 이 연수가 내 삶에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으면 한다는 소망을 말했다. 실제로 그렇게 큰 영향을 준 사건인가는 앞으로도 살면서 계속 확인해 나가야 할 점이 아닌가 싶다. 또 자기소개를 들으며 OB 중 일본 대학에 진학 했거나, 일본과 관련된 학과에 진학한 사람이 많았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띄었다. 그에 비해 나는 일본과는 직접적으로는 관련이 없을, 철학과를 지망하고 있었다. 또, 철학과에 다니게 된 지금, 이 연수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 같다. 그렇게 하는 것이 이 연수를 갈 수 있게 해 주신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지 않을까 싶다.
이후로는 김영신 차장님과 카츠타 부장님이 본격적인 16기를 위한 사전 OT들을 진행해 주셨다. 기본적인 안내사항과 일정 안내는 물론이었고, 실제로 간사이 센터에서 근무하신 적이 있는 카츠타 부장님이 간사이 센터 시설과 더불어 인근 식당 정보까지 설명해 주신 덕에 나름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다. 카츠타 부장님의 소개는 일본어로 진행되었지만, 의사소통에 문제를 겪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일본어로 던진 농담에 재때 알아듣고 적절한 타이밍에 웃어주었다는 점이 이 연수단 멤버들의 특징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미 간사이 센터에 갔다온 OB들은 그 설명을 들으며 각자 자신의 연수 경험도 함께 되돌아 보는 것 같았고, 이후에 이어진 개별 토크에서 앞에 말한 내용들과 함께 그런 점도 더해서 들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토크 이후에는 단장/부단장 선출이 있었다. 이미 단톡방에서 단장/부단장이 결정되었던 뒤라, 단독 입후보, 만장일치의 체육관 선거 수준 속도로 진행되었는데, 미리 결정된 것을 모르셨던 김 차장님이 살짝 당황해 하시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 이후에는 OB들의 총동문회 첫 총회가 있었고, OB가 아닌 16기들은 아래층의 센터 일본어 도서관 안내 이후 개별해산했다.

단장, 부단장으로 선출된 영준, 현지 (출처: 연수단 페이스북 페이지)

##오리엔테이션 이후
나는 그 이후에 시간이 남던 현민이, 건이 등 두명의 지방러(한명은 인천이지만...)들과 함께 셋이서 신촌에서 저녁까지 먹고 헤어지기로 했다. 나는 이전까지 그 특유의 향 때문에 카레를 먹지 못했는데, 일본에 카레가 들어가는 음식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출발 전에 적응한다는 마음으로 일본식 카레 집에서 식사를 했다. 식사 이후로는 집에 가기 위해 서울역으로 향했다. 사족으로 이 이후로 연수중은 물론, 지금까지도 카레음식을 잘 먹고 있다고 덧붙인다.


#사전과제
연수 전에 관련해서 있던 일정이 사전 OT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12월 1일에 사전과제로 개인과제와 그룹과제가 주어졌다. 개인 과제는 자기소개서를 써내는 것으로, 기한은 1월 6일까지였고, 그룹과제는 각 5명으로 구성된 4개 조가 사노고등학교에서 있을 교류회에서 조별로 발표할 한국에 관한 소개자료를 준비하는 것(주제선정 기한 1월 6일)과, 마찬가지로 사노고등학교에서 있을 한일 문화 OX퀴즈 10문제를 20명 전원이 함께 출제하는 것(기한 1월 20일) 두 가지가 있었다.

##개인과제 -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는 센터의 선생님과 관계자 분들이 일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졌으며, 연수에 대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진 학생이 연수에 참가했는가, 그리고 언어 실력은 어느 정도 인가 정도를 미리 알기 위해 써 오라고 제시한 과제라고 생각했고, 그에 맞춰 글을 구성했다.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 동기와 애니메이션, 만화 등 문화를 통해 일본어를 익힌 과정 등을 이야기하며 자기소개서를 시작했다. 이후 내 취미가 독서임과 함께 철학 등 인문학적 주제에 관심이 많으며 인문학 관련 진로를 희망한다는 이야기로 넘어갔다. 또한 나는 지식의 실천을 중요시하고, 실천 방안 중 하나가 다양한 사람과 만나며 생각을 나누고 경험을 쌓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글을 이어갔다.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서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느낀다는 내 생각을 밝히며, 일본이라는 국가와 일본인에 대한 이해를 위해 서로간의 접촉과 교류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하여 일본을 직접 경험하고, 여러 사람들과 만나는 계기가 될 이 연수를 기대하고 있다고 적으며 글을 마쳤다.
이 자기소개서 자체는 이후에 연수에서 직접 쓰인 일은 없었지만, 연수 중 여기저기서 행한 자기소개나 마지막 날 최종 발표회에서 맺음말을 생각할 때 이 글에 적은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되었었다. 자기소개서를 적을 때는 면접에 앞서 미리 생각해 간 예상질문에 대한 답변들이 기반이 되었다.

##조별과제 - 한국 소개 발표 준비
조는 지역, 학년, 성별 등을 고려하여 서울센터에서 편성해 주셨고, 반장 또한 지원할 때 치른 일본어 시험 점수를 참고하여 미리 지정해 주셨다. 나는 B조에 속해있었고, 시현이가 조장으로, 이외에 윤호, 은수, 유신이가 우리 조원이었다. 우리가 미리 간사이 센터 측에 전달해야 하는 내용은 발표 주제 뿐이었ㄷ. 하지만 사노고 방문이 우리가 도착해서 가지는 첫 외부일정이었고, 일본에 가서는 준비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으므로 미리 기본 자료는 다 준비해 놓아야 했다.
조별로 주제가 달라야 했으니, 조장들끼리의 조정 과정을 거쳐 우리 조의 주제는 한국 고등학생의 패션으로 정해졌다. 다른 조의 주제는 한국 고등학생의 하루 일과, 한국의 미신, 그리고 흥부와 놀부 연극 이었다. 우리는 한국 고등학생의 패션을 주제로 교복 변형, 교칙, 헤어스타일, 화장품 등을 다루기로 했고, 자료준비는 각각 이에 맞는 사례 사진을 준비해 가는 정도였다.


사전과제 PPT 일부


##전체과제 - OX퀴즈 문제 준비
OX퀴즈는 20명 전원이 준비해 가는 것이었고, 단톡방에서 여러 주제들을 던지고 그 중에 괜찮아 보이는 것들을 거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자신의 문화와 다른 점에 대해서 일본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정답 해설에 맞는 사례 사진들도 모두 연수 출발 이전에 준비해 갔다. 나의 경우, 자습중에 사용하는 스탠딩 책상 사진을 준비하기 위해 학교에서 옆자리에 자고 있던 친구를 깨워 책상 앞에 세우고 모델삼아 찍었던 기억이 난다.
이상이 연수 출발 이전에 우리가 거쳤던 일정들이고, 이제 남은 것은 출발이었다. 고3 올라가는 겨울방학에 2주일이나 자리를 비우면 어떡하냐는 주변의 걱정과 잔소리에 가끔은 기분전환도 필요하다, 이런 경험이 오히려 남은 수험생활을 잘 버티게 해 줄 것이다 라는 등 온갖 이유를 다 대가며 나 자신을 변호하며 남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어쨌든 고3 생활을 정말 잘 보냈고, 결과도 만족스러웠으니 당시 나의 변호가 틀린 것은 아닌 것이 되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