手紙 ~拝啓 十五の君へ~ 편지 ~15살의 당신에게~ - Angela Aki
이 노래를 처음 접한 건 몇 달 전, 아마 올 초 때가 아니었나 하고 기억한다. 그건 정말로, 정말로 우연한 계기로, ‘배계 (한문 편지 말머리에 형식적으로 들어가는 인사로 ‘엎드려 절한다’의 뜻이다)’의 뜻이 무엇인가 하고 검색하던 도중에 이 노래를 듣게 되었다. 멜로디도 좋으면서 지금 나의 상황과 꼭 들어맞는 가사. 그래서 제목이 ‘15세의 당신에게’가 아닌가 싶다. 지금의 나의 나이이기도 한 15세가 가장 방황할 시기가 아닌가. 지금의 우리 대부분에게 미래란 마치 어두컴컴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한밤중의 외딴 시골길과 같은 것.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가사를 들어보면 노래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15세의 ‘나’가 미래의 자신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부분, 그리고 그에 대한 미래의 ‘나’의 답장. 거기에 다시 이루어지는 조언과 충고의 말이다. 아마 가사 첫 부분을 듣고 공감하지 못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다들 이런 시기를 거쳐왔거나 거치고 있는 도중일 텐데 말이다.
자신의 인생은 다른 어느 누구도 걸어보지 않은 길. 추측과 기대만 할 뿐 확답은 그 어느 누구에게도 얻을 수 없다. 누구도 나와 완전히 똑같은 삶을 살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수없이 고민하고, 방황하고, 괴로워하며 마음이 새카맣게 타 들어가는 것을 느낀다. 이 글은 그걸 이겨내는 정확한 방법을 논하고자 쓴 게 아니다. 나도 15세로 최고의 방황기를 겪고 있어 내가 오히려 도움 받아야 할 사람이건만 내가 무슨 조언을 해 줄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이 노래에서 제시하는 것은 너무 이상적이고 현실에는 맞지 않는, 도저히 맞을 수 없는 말들인 것 같다. 우리 앞에 닥친 것이 너무나 빠르게 돌아가는 현실이요, 남들이 주도하는 세상이건만 언제 한가로이 자신의 길을 묻고 있으며, 언제 내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단 말인가 모두 들을 때에는 공감하지만, 뒤돌아서서 현실을 바라보는 순간, 이 가수는 언제까지나 이상적인 말만 하고 있을 것인가 하는 분노까지 치미르는 것이 현실 아닌가.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확답을 줄 수 있던가? 아무리 고액의, 고급의 컨설팅을 받더라도 결국 하고 싶고 아니고는 자신이 결정할 문제이다. 결국 답은 자신 안에 있을 수 밖에 없다. 결국 이 노래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그것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믿고 나아가라’는 것. 부딪혀야 할 문제도, 이겨낼 수 없는 문제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쩌랴, 그게 인생이고 모두가 살아가는 삶인걸. 결국 중요한 건 ‘현재’라는 이야기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최대한의 노력을 하면 결과야 항상 좋을 수는 없겠지만 후회는 하지 않을 수 있을 만큼 살아야 한다. 그저 우리 앞에 주어진 하루하루의 인생을 즐기며,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
나도 막상 말은 이렇게 해놓고서 과연 나는 이 중 얼마나 실천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도 남에게 해주는 말은 이렇게 하면서 때로는 현실과 미래에 닥칠 장벽 앞에 미리 무릎 꿇고 돌아서버리는 것은 아닌가, 남의 기준에 맞춰 사는 것은 아닌가, 또 다시 게을러져서 현재를 최대한의, 최선의 방법으로 살고 있지 않은 건 아닌가 하고 반성하게 된다. 말은 쉽지만 행동은 어려운 것, 지금이 꼭 그런 상황이다.
여담이지만, 일본에서는 이 노래가 꽤 인지도가 있는 듯 하다. 유투브에서 이 노래를 검색해 보면 울고 있는 중고등학생들을 보게 된다 그만큼 그들에게도 공감되는 일이고, 그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노래이기에 그같은 반응이 나올 것이다. 그걸 보며 느끼는 점은 역시 바다 건너의 저들도 우리와 똑같은 고민을 하면서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이다. 뭐 당연하다. 과거든, 현재든, 여기서든, 지구의 어느 곳에서든 누구나 방황의 길을 겪기 때문이다. 단지 그 정도와 기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모든 것이 확실하게 정해진 운명이라면 그를 즐기는 것이 가능할까.
내가 지금껏 들은 노래들 중에서는 청소년기의 누구든 방황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가장 잘 대변한 노래 같다. 나도 이 노래를 들으며 계속 힘들때에도 한번 더 용기를 가졌고, 다시 한 번 생각을 할 마음의 여유를 가졌다. 이 노래를 듣는 다른 이들도 나와 같았으면 한다.